영화 늑대사냥 등장하는 배우들이나 영화의 홍보 포인트를 보면 전형적인 추석 겨냥 영화인데, 웬일인지 개봉은 연휴 시즌이 지난 후였다.
왜였을까. 의문은 금방 풀렸다. 가족 손을 잡고 마음 편히 볼 영화가 아니다. 19금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다.
보통 청불 딱지가 붙는 경우,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청소년 관람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문제가 될 만한 몇몇 장면이나 설정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2019)도 ‘청불’ 기준을 넘어선 장면이 몇 개 들어 있었지만 15세 이상 관람가로 상당히 관대한 판정을 받았다.
반면 이 영화, 작정하고 만든 영화다. 19금 조건을 최대한 활용한 장르영화를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한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 시사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감독은 “날 것 같은 액션영화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날것의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다.
개봉 : 2022.09.21.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액션, 범죄
국가 : 대한민국
러닝타임 : 121분
배급 : TCO㈜더콘텐츠온
등장인물 & 출연진
♣ 박종두 역 - 서인국 ( 일급 살인 수배자 )
♣ 이도일 역 - 장동윤 ( 한국으로 가야 하는 범죄자 )
♣ 이석우 역 - 박호산 ( 한국 경찰서장, 호송 현장 책임자 )
♣ 이다연 역 - 정소민 ( 호송 담당 형사 )
♣ 고건배 역 - 고창석 ( 종두의 오른팔 )
♣ 최명주 역 - 장영남 ( 해외 도피 수배자 )
♣ 오대웅 역 - 성동일 ( 중앙 해외특수구조단 팀장, 프로젝트 책임자 )
영화 줄거리
동남아시아로 도피한 인터폴 수배자들을 이송할 움직이는 교도소 ‘프런티어 타이탄’. 극악무도한 이들과 베테랑 형사들이 필리핀 마닐라 항구에 모이고 탈출을 꿈꾸는 종두(서인국),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도일(장동윤)을 비롯해 이들은 각자의 목적과 경계심을 품고 탑승한다.
한국으로 향하던 중,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이들에게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극한의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 태평양 한가운데의 지옥,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필리핀에 도피 중이던 강력범죄자들이 일망 소탕돼 한국으로 이송해 온다. 그냥 강력범죄자들이 아니다.
연쇄살인이나 존속살인, 마약범 등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다. 비행기 이송 작전은 실패했다.
원한을 가진 피해자가 부탄가스통을 연결해 만든 사제폭탄을 터뜨리면서 범죄자들 일부와 호송경찰도 사망했다.
다시 세워진 이송계획은 화물 벌크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반 이용객들에게는 출입이 봉쇄된 화물터미널을 통한 이송이다.
한국에서 특파된 베테랑 형사들이 이 작전에 투입된다. 별문제 없이 호송 작전이 이뤄질 듯싶더니 입속에 핀을 숨겨온 범죄자 종두를 필두로 선상 반란이 일어난다.
선상 반란이 성공하려면 한국으로 이송될 범죄자들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선원으로 위장한 종두의 동료들이 각종 무기를 반입한 상태. 가만 이게 가능하다고?
개연성이나 논리적 정합성을 따질 영화가 아니다. 영화가 목표로 하는 것은 장르적 카타르시스다.
작정하고 한국말을 쓰는 장르영화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감독의 야심이 읽힌다.
그리고 꽤 성공적이다. 영화 개봉 후 반응은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열광할 ‘소수의’ 장르팬과 과한 고어신에 질겁해 ‘비추’할 관객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선상 반란을 주도하는 종두역을 맡은 서인국의 연기다.
영화 결말
대부분의 생존자가 알파에게 살해당하면서 도일, 경호, 다연, 수철만이 남게 되고, 헬기를 타고 급파된 대웅은 부하들과 함께 배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때 다급하게 도망치던 명주는 자신을 구해주러 온 줄 알고 대웅에게 달려들지만, 대웅은 무자비하게 명주를 사살하곤 시끄럽다고 한다.
그리고는 탈출하고 있던 도일 일행과 마주치는데, 다연이 경찰임을 밝혔지만 당연히 그딴 건 안중에도 없는 대웅은 그대로 다연을 쏴 죽이고, 경호와 수철은 뒤로 숨어있다가 죽은 다연의 총을 들고 겨우 갑판 위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조종수는 총을 집어 들어 경호와 수철을 쏜다.
경호 역시 그에 놀라 조종수에게 총을 쏘고 이것이 크로스 카운터가 되어 셋 다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한편 도일과 알파는 대웅의 부하들을 상대하고 그러던 중 알파가 대웅과 마주하게 되는데, 대웅은 알파보다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알파를 살해한다.
그리고 부하들이 전부 궤멸한 뒤 도일과 마주치자, 잠깐의 전투 후에 대웅은 도일의 옷을 들춰서 표식을 확인한다.
그리고는 깡패 새끼라고 지칭하며 도일의 아들을 언급한다. 이에 도일이 분노하며 다른 요원들을 전부 죽인다.
한참 동안 싸운 끝에 도일은 대웅을 칼로 베다가 걷어차 배 밖으로 날려버리고, 본인도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떨어지는 와중에도 칼로 대웅을 한번 더 베어버리며 둘은 함께 바다로 뛰어들게 된다.
이후 표이사는 회사에서 고객을 안내하며, 실험체들이 수감된 곳을 보여주는데 한 실험체가 팔을 내밀어 표이사를 붙잡자 표이사는 대수롭지 않게 그 실험체를 떼어내고 죽인다.
그리고 마지막에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며 한 아이를 보여주는데, 그 아이(김강훈)는 다름 아닌 도일의 아들이었다.
이전에 대웅이 아이를 죽이러 갔을 때 아이의 눈이 빛나는 것을 보고는 살려둔 것.
그리고 알파의 사진에서 알파 옆에 있던 표이사의 모습들을 보여주고는 , 결국 어찌어찌 해안가로 헤엄쳐와 프런티어 타이탄에 탄 사람들 중 마지막 생존자가 된 도일을 비추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리뷰 & 평가
'늑대사냥'은 애초에 청소년 관람불가를 걸어놓고 마음껏 액션을 펼친다.
19금이 아니라 29금 액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피를 콸콸 쏟아내며 밀폐된 배 안을 붉게 물들인다.
그야말로 충격적이고 피 튀기는 액션이다. 고어물에 가까운 액션에 관객의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층 관객들은 환호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고, 이 장르에 대해 잘 모르고 영화관을 찾은 관객이라면 두 손으로 자주 눈을 가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후반부로 갈수록 익숙해지고 스토리가 궁금해져서 손가락 사이로 두 눈을 자꾸 뜨게 되는 매력은 있다.
선혈이 낭자한 고어 장르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라 스토리의 변주에 대한 호불호까지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의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통해 소개된 '늑대사냥'은 범죄자 호송선 속, 일급 수배 범죄자들과 형사들의 액션을 그리는 듯 이야기를 그리는 듯 보인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늑대사냥'은 그로부터 한 발짝 더 나가서 영화의 절반쯤 되는 부분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장르가 완전하게 바뀐다.
영화의 중반부를 기점으로 액션물이 SF가 되면서, 이야기가 반전된다.
마치 1편과 2편으로 나뉘듯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이 교체되고, 인물들은 신선한 방식으로 퇴장한다.
이처럼 '늑대사냥'은 영화적 클리셰를 깨면서 장르를 변주한다.
한국 영화 사상 본 적 없이 강렬한 피 튀기는 액션이라는 영화의 외형도 파격적인데, 장르의 변주까지 하며 영화는 관객에게 굉장히 새롭게 다가온다.
누군가는 이 도전이 신선하다고 느끼지만, 누군가에게는 부자연스럽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주인공인 줄 알았던 인물이 퇴장하고, 조용히 배경에 서 있던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등 클리셰를 깨려는 시도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객은 이 영화 속 어느 인물에게 집중하고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지 길을 잃어버린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새롭고 파격적이며 흥미진진하게 느껴진지는 것은, 이 영화의 만듦새에 정성이 들어간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에서 이런 시도를 한다는 자체가 큰 도전일 텐데, 김홍선 감독만은 끝까지 길을 잃지 않고 2시간 동안 영화를 이어간다.
서인국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나, 밀폐된 공간 속 피를 뿜어내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섬세하게 공을 들인 김홍선 감독의 장인정신 덕분에 '늑대사냥'은 이 영화의 프리퀄과 시퀄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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