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밤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딱히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마침 넷플릭스 신작 목록에 눈에 띄는 제목이 보였다.
바로 브로커였는데 예고편을 보니 흥미로웠다. 더구나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 씨가 주연이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곧장 재생 버튼을 눌렀고 이내 빠져들었다. 초반부는 다소 지루했지만 중반부부터는 흥미진진했다.
후반부 반전 역시 예상치 못한 결말이라 놀라웠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개연성이 떨어지고 억지스러운 장면이 더러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재미있게 본 터라 추천하고 싶다.
<브로커>는 가족의 사회적 정의를 똑바로 직시할 수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가족관계의 실체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일지 모른다.
실제로 그들은 가족을 원했고, 바로 그랬기 때문에, 신뢰를 찾길 원했다.
그렇게 이 영화는 가족관계에 대한 기준을 도덕적 판단을 넘어선 신뢰의 관계에서 찾고자 한다.
개봉 : 2022.06.08.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드라마
국가 : 대한민국
러닝타임 : 129분
평점 : ★6.66
관객수 : 126만 명
배급 : CJ ENM
등장인물
♣ 상현 역 (송강호): 베이비박스에서 유기된 아기를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고 있다. 본명은 하진영이다.
♣ 동수 역 (강동원): 상현의 파트너. 보육원 출신으로, 베이비 박스를 운영하는 교회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 수진 역 (배두나): 부산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팀장(경위). 브로커의 여정을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 소영 역 (이지은):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이유도, 돌아온 이유도 알 수 없는 엄마. 고향은 여수.
♣ 이형사 역 (이주영): 부산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형사(경사). 수진과 함께 브로커를 쫓는 후배 형사.
줄거리
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상현’(송강호)과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보육원 출신의 ‘동수’(강동원). 거센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그들은 베이비 박스에 놓인 한 아기를 몰래 데려간다.
하지만 이튿날, 생각지 못하게 엄마 ‘소영’(이지은)이 아기 ‘우성’을 찾으러 돌아온다.
아기가 사라진 것을 안 소영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솔직하게 털어놓는 두 사람. 우성이를 잘 키울 적임자를 찾아 주기 위해서 그랬다는 변명이 기가 막히지만 소영은 우성이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에 상현, 동수와 함께하기로 한다.
한편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형사 ‘수진’(배두나)과 후배 ‘이형사’(이주영).
이들을 현행범으로 잡고 반 년째 이어온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조용히 뒤를 쫓는다.
베이비 박스, 그곳에서 의도치 않게 만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결말
지하보도에서 나오던 상현 일행을 본 태호가 다시 나타나 우성이를 뺏으려 한다.
상현은 나머지 일행을 먼저 보낸 뒤, 태호에게 '동수는 이제 자기와 상관없음'을 밝히고 대신에 자기와 동업 하나 하자고 제안한다.
한편, 앞서 아기한테 진심 어린 애정을 보이던 윤 씨 부부가 동수 일행과 거래를 마저 성사시키려던 찰나, 갑자기 수진 일행이 경찰들을 이끌고 들이닥친다.
소영의 행방을 묻는 동수에게, 수진은 '자수했다'라고 알려준다.
'상현은 어디 있냐'는 수진의 질문에 동수는 "글쎄요..."라고 답한다.
상현은 기차역 대합실 TV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TV 속 뉴스를 통해 상현이 태호를 죽였음을 암시한다.
3년 뒤, 수진이 소영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근황이 전해지는데, 소영은 모범수가 되어 만기보다 6개월 일찍 가석방되었고, 해진이는 무사히 보육원으로 돌아간다.
수진이 우성이를 맡아 남편과 함께 키우고 있으며, 윤 씨 부부는 집행유예 중이라 정식 양부모가 될 수는 없지만, 가끔 우성이를 만나고 있다고 한다.
수진은 이번달 15일에 새로 생긴 부산 스카이랜드 앞 공원에서 소영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전한다.
동수와 해진과도 연락이 되었다고 하며, 해진이 약속 장소인 부산 스카이랜드로 데려가 달라는 피켓을 들고 길가에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상현의 소식은 알지 못한다고 한다.
이번이 어려우면 다음 달 15일에 다시 기다리겠다고 하며, 우성이의 미래를 다 같이 의논하고 싶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소영이 우성과 만나러 가는 날, 상현네 세탁소 차량의 운전석 시야로 카메라가 소영의 흔적을 좇는다. 차창 밖 소영의 모습을 확인하자 차는 떠난다.
차 안 룸미러 아래, 상현, 소영, 동수, 해진이, 우성이 월미도에서 찍었던 즉석 사진을 비추며 영화는 끝난다.
평가
인간 내면의 순수하고 도덕적인 관념을 잘 표현했다고 평하고 있다.
반면 비판하는 쪽에서는 캐릭터 설정과 각본이 너무 이상적이고 작위적이며 그것을 설명하는 구성이 엉성하다는 것을 주된 비판의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거의 모든 작품에 호평을 했던 더 가디언을 비롯한 텔레그래프, 데드라인 등의 언론들은 '감독이 실수했다'라고 평할 정도로 강도 높은 비평을 했다.
한국의 각종 영화 평가 사이트에서도 대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재미가 없다', '보다가 잤다' 등의 후기와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고 봤음에도 별로였다'는 평가가 많다.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12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뉴스가 나오는 등,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큰 기대를 갖게 만든 탓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아쉬웠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들린다.
심지어 도대체 상을 어떻게 받은 건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올 정도. 물론 망작이라는 건 아니다.
단순한 평작 이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감독의 전작과 비교할 수밖에 없고, 그런 점에서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잔잔함이 한국 관객들에게는 지루함으로 다가왔다는 평이 있다.
연기자들의 연기력은 흠잡을 곳이 없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송강호는 이 영화로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인간적인 소시민의 얼굴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여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전 송강호가 베이비 박스에 있는 아이를 안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 떠올랐다고 한다.
"선악이 혼재된 존재로서의 송강호의 이미지가 영화 《브로커》의 출발점"이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따르면, 영화 《브로커》는 약 6년 전에 각각 부산국제영화제와 도쿄에서 만난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와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오다 함께 작품을 해보자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한국 영화계와 교류도 많은 친한파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이지은을, 《이태원 클라쓰》를 보고 이주영을 캐스팅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캐스팅할 배우를 찾기 위해 드라마를 본 것은 아니었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집에만 있을 때 한국 드라마에 빠졌다고.
여담으로 《나의 아저씨》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아무도 모른다》가 언급된다.
해당 대사를 했던 송새벽도 이 영화에 특별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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